지난 목요일 한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한국 방문의 목적은 두 가지였습니다.
건강검진을 받고 연로하신 장인, 장모님을 뵙는 것이었습니다.
80세가 넘으신 장인은 뇌졸중으로 말을 못하시고 오른손을 쓰지 못하시며 걷기도 불편해 하십니다.
장모님 또한 거동이 불편하셔서 두 분은 조그만 아파트 안에만 하루 종일 계십니다.
장모님은 고향에서 가장 먼저 예수를 믿고 친정 식구와 남편, 그리고 시댁 형제들까지 일가친척 모두를 예수 믿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장인은 장로로서 한평생 주님을 충직하게 섬기셨습니다.
그리고 교육자로서 네 자녀들을 잘 키우셨습니다.
그 첫째가 제 아내입니다.
저의 아내는 집안의 희망이었습니다.
공부 잘한 아내가 법대에 들어갔을 때 장인어른은 제 아내를 벌써부터 ‘김 판사‘라 부르며 뛸 듯이 좋아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딸이 대학교 4학년 때 미국에서 온 한 청년을 만나더니 준비하던 사법고시를 포기하고,
결혼하고 미국에 건너가서 선교 일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3년 후 대학원을 막 졸업한 24살의 앳된 딸은 결혼식을 올린 후 미국으로 훌쩍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 때에 부모님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네 남매 중 가장 사랑했고 혼신을 다해서 키웠던 큰 딸이 데이트도 못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목사와 결혼해서 보고 싶어도 얼굴조차 볼 수 없는 먼 나라로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 부모님의 마음은 아마 갈래갈래 찢어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떠나가는 딸의 결혼식을 온 힘을 다해 성대하게 치루어 주신 후, 사랑하는 딸을 먼 미국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믿음을 생각합니다. 믿음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은 아브라함이 독자 이삭을 포기했듯이, 베드로가 배와 그물을 포기했듯이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믿음입니다.
이런 장인 장모님의 기도덕분에 저는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아버님 어머님.
(이 글은 워싱턴 목양교회를 담임으로 시무하시는 안성식 목사님의 글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