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학교를 다녀와서

Author
mypc
Date
2019-11-24 20:15
Views
637
광야학교를 다녀와서

저희 부부는 지난 수요일 저녁에 9박 10일간의 이스라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성지순례가 아니라 광야학교 Intensive Course 로서 유명한 관광지를 다니는 대신 훈련을 하고 배우는 과정으로
도착한 다음 날부터 힘든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광야학교는 베들레헴에서 선교하시는 강태윤 선교사님이 영성훈련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으로서 저희 부부는 4년 전에 1기로 참석하고 이번에 상급 코스 1기로 다시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힘들면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7시간 동안 광야 산길을 걸은 것이었습니다.
나무 하나 풀 한 포기 제대로 없는 유대 광야의 벌판을 지나고 협곡을 건네며 몇 개의 산을 넘어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줄지어 지나가는 야생 낙타를 통해 황량한 벌판에서도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았고 몇 개월을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마른 땅에서
비 오기만을 기다리며 뜨거운 햇볕을 참고 견디는 달팽이와 마른 풀들의 인내를 보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광야는 하나님이 돌봐 주시지 않으면 도무지 살 수 없는 곳이었고
그래서 더욱 하나님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바라보는만큼 공급해 주시고 살게 해주시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믿음의 선진들을 광야로 내 몰아 훈련시키셨고 우리도 인생광야의 길을 걷게 하시는 것입니다.

또한 이번에 우리는 고고학 발굴 현장을 찾아 성경에 나타난 사실들을 확인했습니다. 요단강 기슭의 길갈에서는 돌로 큰 발자국 모양을 그린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네 발로 밟은 땅을 네게 주리라”는 말씀을 상기하면서 그들이 가나안의 여러 곳에 그들의 땅이라는 것을 표시한 것입니다.
브엘세바에서는 이삭이 판 우물을 상기시키는 70미터 깊이의 우물과 물 저장고를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브엘세바에 우물을 판 이삭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를 생각했습니다.

여호수아 8장에는 여호수아가 에발산에 제단을 쌓고 제물을 드리며 율법을 돌에 새기고 낭독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제단을 보려고 에발산을 올랐습니다.
이 제단은 고고학자 제르탈(Adam Zertal)이 1980년에서 1984년까지 에발산 중턱에서 발견한 것으로서 그곳에서 여호수아 시대의 토기조각들과 제물로 사용되어
불에 탄 동물 뼈들이 발굴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예수님이 시험을 받으신 곳이라고 알려진 여리고의 시험산에 올라 그곳 수도원을 방문했습니다.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는 듯이 보였던 수도원은
아담하지만 참으로 아름답게 지어졌습니다. 또한 베들레헴 근교의 마르사바 수도원도 방문했는데 이 수도원은 지금으로부터 약 1500년 전에 기드론 골짜기 절벽에
세워진 가장 큰 수도원이었습니다.
이 두 수도원의 공통점은 절벽에 세워져 늘 긴장하고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과 많은 동굴이 있어서 기도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이스라엘 방문기간 동안 거의 매일 산을 오르고 먼 거리를 걸으면서 몸은 피곤하였지만 오래 전 그 길을 걸었던 예수님과 믿음의 선진들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영과 마음이 다시 새롭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글은 워싱턴 목양교회 담임으로 시무하시는 안성식 목사님의 글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