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 태우기 Burning checks

Author
이홍주
Date
2022-01-31 17:27
Views
483
약 한 달 전에 집 뒤에서 연기가 올라왔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아내와 딸 지수가 그동안 모아 두었던 수표를 태우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수표를 쓰는 사람도 별로 없고 수표를 써도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않지만 예전에는 내가 쓴 수표가 결제된 후에 은행에서 나에게 수표를 매달 은행 명세서 (Statement) 와 함께 우편으로 보내주었습니다.

그것이 40년이 지나고 나니 많이 모아져있었습니다.
330만불짜리 아파트 렌트비, 20~30불 정도 했던 전기세, 수도세, 학비, 그로서리 그리고 수많은 다른 사용처에 대한 수표들...
그것들은 40여년 살아온 저의 삶의 흔적이었고 그 무엇보다도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인생의 발자국이었습니다.

사실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보려면 그 사람이 어디에 돈을 썼는지를 보면 됩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식당과 식료품비 지출이 많은 것이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행, 취미 생활 등에 많은 지출이 있을 것입니다.
돈 쓰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가치관이 나타나고 인생관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은행 Statement 에 그 사람의 한 평생에 내용이 다 담겨 있습니다.

수표를 태우면서 하늘나라 은행에 있는 나의 계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보물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다고 하면서 하늘나라에 보물을 쌓아두라고 하셨는데 나의 하늘나라 창고, 나의 하늘나라 예금 통장에는 과연 얼마나 예치되어 있을까요?

(이 글은 워싱턴 목양교회를 담임으로 시무하시는 안성식 목사님의 글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