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하는 이유
"사랑에 빠지면 좋은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나쁜 것도 많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먹기가 힘들어집니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 가게도 가기 힘들고, 일요일에 좋아하는 야구를 하는 것도 눈치가 보입니다.
쉬는 날 늘어지게 낮잠 자기도 눈치가 보입니다. 오랜 친구들과 마주 앉아 밤늦게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일도 힘들어집니다.
일도 손에 잘 안 잡히고, 생활 리듬도 깨지기 일쑤이지요.
어디 그것뿐입니까? 늘 조바심으로 마음을 애태우고 전에 없던 의심병도 생깁니다.
혼자 있을 때보다 지출도 많아지고, 훌쩍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은 더더군다나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사랑이 끝날땐 스스로 다짐합니다.
그 미친 짓을 또 해? 그런데 우리는 아무래도 진짜 미쳤나 봅니다. 그런 굳은 다짐을 잊은 채 또 사랑에 빠져드니 말입니다."
박광수라는 분이 쓴 ‘사랑, 그 미친 짓’이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정말 공감이 되는 글입니다.
그러나 그 힘든 일, 얽메이는 일, 손해보는 일도 기쁘게 하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를 믿고, 교회를 섬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 일을 하다보면 내 할 일을 못할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을 빼앗기고, 돈까지도 써가며 일을 해도 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난을 당하고,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면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습니다. 감동이 있고 사랑을 돌려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회를 섬기는 것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사랑, 그 미친 짓’을 다시 하는 것은 내가 먼저 그 사랑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워싱턴 목양교회 담임으로 시무하시는 안성식 목사님의 글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