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여기에 없습니다.
오늘 저희 가족은 한국에서 오신 장인 장모님과 함께 큰 딸의 졸업식에 참석차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더햄을 방문 중입니다.
그리고 11시 같은 시간에 대학교 때 친구로 지금은 사모님이 되셔서 섬기시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오늘 대학원을 졸업하는 지영이가 1살 때 저희는 목양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그리고 태어나자 마자 얼마 되지 않아 바구니에 담겨진 채
엄마 아빠와 함께 매일 새벽기도에 가고 심방도 갔습니다.
목사의 모든 마음은 교회와 성도들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 특히 자녀들은 언제나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로 쳐집니다.
그것뿐 아니라 작은 교회의 목사는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립니다. 그래서 목회자의 자녀들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하고 자랍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특별히 지영이는 개척교회를 하느라 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아빠에게서 받아야 할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마저도 다른 일로 참석하지 못하였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자녀 셋 중에 가장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해야 할 공부는 성실히 해서 좋은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녔습니다.
주일이라서 예배를 인도해야 함을 알고 있는 지영이는 오지 말라고 했지만 지영이를 향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저희 가족은
마지막 졸업식에 될지도 모르는 이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오전에 친구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오후에 졸업식을 마친 후에 내일 돌아갑니다.
제가 없는 동안 사역위원들과 케어링 리더들, 그리고 모든 교인이 합심하여 더욱 열심히 교회를 섬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워싱턴 목양교회 담임으로 시무하시는 안성식 목사님의 글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