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시간에

Author
mypc
Date
2020-04-26 16:45
Views
778
소중한 시간에

얼마전 한 신문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읽었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처럼 영국에서는 1665년과 1666년에 걸쳐 역병이 발생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합니다.
특히 런던에서는 1665년부터 1666년까지 발생한 역병(bubonic plague)으로 런던 인구의 46만명중 16%인 7만 5천명이 가량이 사망했습니다.

1666년 가을에는 역병이 기적처럼 사라지나 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화재가 발생해 런던 대부분을 파괴했습니다.
그런데 과학계는 1666년을 ‘기적의 해’ (Annus Mirabilis) 라고 부릅니다. 왜 그럴까요?
1665년초부터 천천히 시작된 역병이 급속히 확산되자, 국왕 찰스 2세는 가족들과 함께 옥스퍼드로 피신했고 귀족들도 자신의 영지와 친지들이 있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캠브리지대학도 문을 닫자 학생들은 짐을 싸서 뿔뿔이 흩어졌다. 그 중 한 명이 학사학위를 받은뉴턴이었습니다.
혼자 공부하는 데 익숙했던 뉴턴은 학위도 받은 터라 런던에서 150km 떨어진 울즈소프의 고향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뉴턴은 집에 돌아와 생활하던 2년 동안 미적분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지상에 적용되던 중력을 달의 궤도까지 확대시켰습니다.
24세의 젊은이가 역병이 창궐하는 때 고향에서 혼자 자연계의 힘과 운동 법칙을 알아내어 고전 역학을 확립했습니다.
뉴턴 덕분에 정확한 물리량을 계산하게 되면서 이를 응용한 기술들이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됐다고 합니다. 뉴턴의 과학혁명이 100년 후에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지금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당하고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고난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고난 중에도 새로운 일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온라인 강의가 활성화 되고 직장에서는 재택근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온라인 예배와 헌금이 점점 익숙해 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시각을 갖고 기존의 것을 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서로 이해의 폭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들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더 피부로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잃어버리기 전에는 소중한 것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건강을 잃어버리기 전에는 건강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사람을 잃기전에는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합니다.
일터에 못 나가면서 직장과 일의 소중함을 깨닫고 힘든 처지에 처해진 다음에 위로를 주는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고 난 다음에야 그 때 그 시절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도 깨닫습니다.

지금 직장에 나가지 못하고, 가족과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은 우리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이 시간동안 우리는 그동안 분주했을 때 하지 못했던 놀라운 것을 발견하고 할 수가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힘든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새로운 시각에서 본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은 워싱턴 목양교회 담임으로 시무하시는 안성식 목사님의 글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