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맙 (Flash Mob) 연주가 주는 감동

Author
이홍주
Date
2021-08-23 16:34
Views
536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기차역이나 시내 광장 혹은 쇼핑몰 한가운데 한 사람이 슬며시 나와서 연주를 합니다.
사람들은 별로 눈길을 주지 않고 바쁘게 지나다닙니다.
그러다 한 사람 한 사람씩 연주자들이 모이고 나중에는 오케스트라 전체가 모여 웅장한 베토벤의 교향곡을 연주하기도 하고 춤을 추는 사람들이 모여 군무를 화려하게 수놓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많은 관객들이 모여 이것을 지켜보며 환호하는 가운데 연주를 마치면 슬며시 거리의 군중 속으로 흩어져 사라집니다.

이것을 보며 우리가 감동을 받는 것은 그들이 슬며시 나타나 자기의 재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하고는 아무런 보상도 없이 다시 슬며시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우리 인생을 떠올렸습니다.
어느 순간 세상에 태어나 주위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로와 도움과 감동을 주고는 슬며시 인생을 떠나는 사람들.....
사람들의 갈채와 환호에 연연해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삶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 하면서 감사함으로 마지막 눈을 감는 사람들....

지난 주간에 잘 아는 선교사님이 코로나로 돌아가셨습니다.
신학교를 마치고 이름도 낯선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 교회를 개척하고 섬기다가 후두암에 걸려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미국에서 수술을 받고 나은 후 다시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 선교를 하다가 쫓겨났습니다.
그리고 뉴욕으로 가서 러시아인 교회를 개척하고 섬기다 70세가 되어 은퇴하신 후 3년쯤 지나 며칠 전 돌아가신 것입니다.
잠시 왔다가는 인생... 나는 누구에게 얼마나 기쁨을 주고 떠나는 가 생각해봅니다.

(이 글은 워싱턴 목양교회를 담임으로 시무하시는 안성식 목사님의 글을 옮겨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