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성경책
며칠 전에 책장을 정리하다가 아버님이 쓰시던 성경책을 발견했습니다.
“쥬후1938년 죠션 경셩 셩셔공회 발행 셩경” 이었습니다. 거의 80년 된 성경책의 겉장은 가죽이 낡아 모서리가 떨어져 나갔고
세로로 쓰여진 내용은 현재의 문법과 많이 달라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버지의 성경을 보며 그 때만해도 귀했던 이 성경책을 무척 소중히 다루시며 읽으시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누구나 자녀들이 깊은 신앙을 갖기를 원하고 대를 이어 신앙생활 잘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두려운 것은 내가 자녀들에게 어떤 신앙을 물려주고 있으며 자녀의 눈에 비친 나의 신앙생활은 어떠할까 하는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성경을 물려주는 것은 어떨까요? 새 성경책 하나를 사서 주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내가 늘 읽던 성경, 나의 손 때 묻은 성경이야 말로 우리 자녀들에게 가장 귀한 선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보면서 자녀들은 어머니의 기도소리, 아버지의 성경 읽는 모습을 떠올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손 때 묻은 성경, 줄 쳐지고 메모가 적힌 성경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하나 만들어야겠습니다.
내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그리고 내 자녀들이 그것을 보면서 부모의 신앙을 기억하며 늘 주님 안에서 살기를 바라면서.
(이글은 목양교회 담임으로 시무하시는 안성식 목사님의 글을 옮겨놓은 것입니다.)